"자격 갖춘 구조인력 배치했다면 구조선 없었어도 의무위반 아니다"
<필리핀 세부에서 일반 고객들에게 다이빙 체험을 제공하는 업체인 G사에서 스쿠버다이빙 강사로 근무한 신모씨는 G사 대표 정모씨 지시로 2015년 7월 세부 라푸라푸시티 막탄 섬 앞바다에서 교육생인 곽모씨(당시 30세)를 인솔해 다이버 자격증 취득과정 중 ‘딥 어드밴쳐 다이브’ 교육을 진행했다. 하지만 곽씨는 최종 수심 32미터에 도달한 이후 갑자기 수면 위로 급상승, 호흡기가 이탈된 채 호흡곤란과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신씨는 곽씨가 수면 위로 급상승한지 2-3분 후 마침 지나가던 필리핀 현지인 배에서 던져준 밧줄을 이용해 곽씨를 해변까지 이동시킨 뒤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하지만 곽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가 사고 다음날 현지 병원에서 심폐기능 정지로 숨졌다.> 스쿠버다이빙 수업을 받다가 강사의 부주의로 교육생이 사망한 사건에서 업체 대표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최종 판결이 나왔다. 구조선을 배치하지는 않았지만 자격을 갖춘 구조인력과 감독자가 배치됐다면 업주의 안전의무를 다했다고 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5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다이빙 체험업체 대표 정모(37)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의 무죄판결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필리핀 세부의 다이빙 체험업체인 G사(대표 정씨)에서 스쿠버다이빙 강사로 근무한 신모씨는 2015년 7월 세부 라푸라푸시티 막탄 섬 앞바다에서 교육생인 곽모씨(당시 30세)를 인솔해 다이버 자격증 취득과정 중 ‘딥 어드밴쳐 다이브’ 교육을 진행했다. 당시 교육현장은 평소보다 바람과 조류가 거세고 파도가 높았지만 교육은 강행됐다.
신씨는 최종 수심 32미터 도달한 뒤 곽씨 등 교육생들을 4.5미터 정도 더 잠수를 했고, 그 무렵 갑자기 곽씨가 수면 위로 급상승하면서 의식을 잃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신씨는 이를 제때 발견하지 못했다. 때마침 주변을 지나던 현지인이 이 상황을 목격하고 밧줄을 던져 A씨를 구조했지만 결국 사흘 뒤 숨졌다. 검찰은 현장 강사인 신씨에게 과실치사의 책임있다고 기소하면 안전관리 공동책임을 물어 정씨도 함께 기소했다. 곽씨가 숨지기 이틀 전에도 다른 교육생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신씨와 업체 대표 정씨는 별다른 구조장비를 준비해두지 않는 등 대비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측과 합의되지 않았고,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구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영업활동으로 생긴 경제적 이익은 대표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책임도 최종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고 피해자 유족을 위해 상당 금원을 공탁하는 등 피해변제를 위해 노력했다”며 정씨에게 금고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200일을 명령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정씨의 혐의를 무죄로 판결했다. 2심은 A씨가 받은 수업에 대해 “해변에서 바다로 나가는 비치다이빙”이기 때문에 “얕은 해변에서 다이빙 진행하는데 구조선까지 대기시킬 의무가 없고 해군구조대 출신 강사를 지상감독자, 필리핀 현지인도 지상구조 인력으로 배치했기 때문에 주의의무를 다 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대법원도 항소심의 판결이 옳다며 A씨에 대해 무죄를 확정 판결했다.
- 아시아 경제 이기민 기자 내용을 발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