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바이오 메카 샌프란시스코 현지 르포, 샌프란시스코에 부는 IT-BT 융합 바람
작성일자 2021-02-19
조회수 119

[바이오 메카 샌프란시스코 현지 르포] (2) 샌프란시스코에 부는 IT-BT 융합 바람| 빅데이터·머신러닝·AI·클라우드…이곳은 이미 5차 산업혁명 격전지
 
자율주행차, 비행택시, 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쏟아지는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혁신 열기가 가장 뜨거운 분야는 놀랍게도 바이오다. 전통적인 제약사들이 차지하고 있던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앞자리를 IT 기업이 하나둘 차지하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머신러닝, 클라우드 기술은 더 이상 바이오와 함께 언급되는 것이 낯설지 않다.

세계 최대의 IT 연구단지인 실리콘밸리와 바이오 클러스터를 품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실리콘밸리의 따끈따끈한 최신 IT 기술이 그대로 바이오 클러스터로 날아가 적용된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서 IT와의 융합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다. 노바티스, 존슨앤드존슨(J&J), 바이엘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샌프란시스코에 앞다퉈 이노베이션센터를 두고 바이오 스타트업에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것도 ‘IBT(IT+BT)’ 융합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선택이다.

IT를 등에 업은 바이오는 5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확률이 가장 높은 분야로 꼽힌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은 IT, 의료, 에너지, 제조, 농업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인류의 삶에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만약 5차 산업혁명이 도래한다면, 샌프란시스코는 그 시발점이 될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일 터다.

네오펙트의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는 뇌졸중 환자를 위한 재활기기다. 환자의 상태에 최적화된 훈련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과 훈련 기록을 데이터화해 제공하는 기능으로 미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진설명네오펙트의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는 뇌졸중 환자를 위한 재활기기다. 환자의 상태에 최적화된 훈련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과 훈련 기록을 데이터화해 제공하는 기능으로 미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디지털 헬스케어 각광

▷네오펙트·어웨어…“우린 데이터 기업”

“저희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라기보다는 데이터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승훈 네오펙트 미국법인장)

IT와 바이오의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나타나는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데이터 또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규정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뇌졸중 환자 재활훈련을 위한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를 개발한 네오펙트가 대표적이다. 뇌졸중 환자는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를 사용해 손·손가락·손목·아래팔 재활훈련을 할 수 있으며, 본인의 재활 경과를 웹 플랫폼을 통해 치료사에게 원격으로 전송해 담당 의사로부터 적절한 피드백을 받는다.

의료인이 아닌 공학도가 개발한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가 미국 시장에서 환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데이터 기록과 기능을 최소화한 단순함 덕분이다. 재활훈련 과정에서 대부분의 환자는 자신의 상태가 호전되는 정도를 파악할 수 없어 쉽게 지치거나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네오펙트의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는 게임이라는 요소를 적용해 재활훈련에 대한 흥미를 높였고, 매 훈련 기록을 데이터화해 수치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 동기 부여를 했다.

김승훈 법인장은 “의료기기 개발 과정에 치료 프로그램과 연동할 게임 기획자와 데이터 전문가, 소프트웨어 개발자, 그래픽 디자이너 등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협업한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에 최적화된 훈련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데 가장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공기질 측정기를 개발한 ‘어웨어(Awair)’ 역시 데이터 전문회사를 표방한다. 어웨어는 공기 중 습도, 온도,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유기화합물 등을 측정해주는 기계다. 공기청정 기능이 없다 보니 처음 어웨어를 접한 사람은 ‘단순히 측정만 하는 것이면 무슨 소용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어웨어의 진가는 따로 있다.

어웨어로 측정한 공기 정보는 곧바로 어웨어와 연동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어웨어 본사 서버로 전송된다. 공기 상태는 각 항목별 점수로 환산돼 보다 쉽게 현재 상황 확인이 가능하다. 어웨어 본사에서는 이렇게 수집·분석한 공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실내 환경 개선 솔루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실내 곰팡이 생성 조건을 분석하고 이후 곰팡이가 퍼지는 시점을 예측해 그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식이다. 개개인이 갖고 있는 알레르기나 피부 트러블, 숙면 정보를 입력하면 이에 따른 맞춤형 정보도 받아볼 수 있다.

어웨어 한 대당 하루에 수집하는 실내 환경 데이터는 약 4만5000개. 이렇게 전 세계 2500여개 도시에서 날아오는 데이터가 어마어마하다. 개인 건강정보와 결합하면 이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로날드 로(Ronald Ro) 어웨어 대표는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홈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단순 실내 환경 개선뿐 아니라 개인의 건강관리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스마트폰이나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건강을 점검, 관리하고 질병을 예측하는 디지털 헬스케어는 최근 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핫한 분야 중 하나다.

- 매일경제, 류지민 기자의 내용 발췌 -


copyright